詩를 쓰기를 원하신다면
1. 당신이 만약 시를 쓰기를 원하신다면 우선 시를 쓰고자할 때 내가 왜 시를 쓰려고 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시인이 되려고 시를 쓰기 시작하면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속에 시인이 되고 싶은 욕망이 담겨지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겐가 감동을 주고 싶어서 시를 쓰는 것도 그만 두어야 합니다 글 속에 감동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기만의 노래이며 자기만의 독백 이어야합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글은 그 자체가 순수하지 못한 것입니다 사람은 어떤 동기를 가지고 살든지 그 동기가 글 속에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내 스스로 만들어낸 동기 속엔 항상 불순한 저의가 숨어있기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시란 자기 동기가 철저하게 깨어지고 새 동기를 부여받은 자가 시를 써야 그 시가 거부감 없이 전달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2. 시는 단순히 언어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시어를 사용한다고 다 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과 삶속에서 배어나오는 이야기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를 쓰기 전에 먼저 일기를 쓰기 시작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일기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그 동기부터 순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기가 주는 장점은 매일의 삶속에서 자신을 돌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시와 가장 근접해 있는 글이 일기라고 생각 합니다. 일기를 쓰다보면 필력도 좋아지고 일기의 내용을 좀 더 압축해 보면 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우선 시와 산문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앞서 사진과 그림의 차이를 생각 하시면 됩니다. 똑같은 풍경을 사진에 담았을 때와 화폭에 담았을 때의 느낌이 전혀 다르게 나옵니다. 사진은 풍경의 정지된 화면일 뿐입니다. 그러나 화폭에 담은 그림은 그 속에 화가의 인격과 사상이 담기게 됩니다. 그래서 시를 감상 할 때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 하는 것처럼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림은 붓으로 그리고 시는 언어로 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그림은 시각적인 부분만 담을 수 있지만 시는 내면의 세계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하기에 시의 장르는 무궁무진 하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4. 시란 감춤의 미학이라 말 할 수 있습니다. 적나라하게 사실 그대로 표현 하면 산문이 되는 것이고 감춤이 있으면 시가 되는 것입니다. 은유를 사용 하든지 비유를 사용하든지 상징을 사용 하든지 감출 부분은 감추고 드러낼 부분은 드러내야 시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시란 사실적인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에서 사실적인 입장에서 말 한다면 국화꽃 피는 것하고 소쩍새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시인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언어학적으론 틀렸지만 시인이 말 하고자 하는 의미 전달은 잘되어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5. 시인은 사람이 사용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언어를 가지고 마치 그림을 그려가는 것처럼 써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화려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화려한 감정의 표현은 독자들이 느껴야 할 부분으로 시를 쓰는 자신이 다 표현해 버리면 감상해야 할 상상의 날개를 펴주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말 하고자 하는 부분을 암시만 해주되 시의 방향성은 분명하게 제시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으로 말 한다면 알몸인 상태는 산문이지 시가 아니란 것입니다. 은밀한 곳을 감추고 의복을 입혀야 시가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의복을 입힐 때 얼굴까지 다 가려 버리면 시의 느낌이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드러낼 곳은 드러내고 감출 곳은 감추어야 시가 된다는 말입니다.
6. 시를 쓸 때 주의 할 것은 필요 이상으로 반복되는 언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시란 어차피 글을 압축해서 표현해야 하니까 편지나 일기처럼 하고 싶은 말 다 표현하면 시로서의 향기를 잃어버리게 되겠죠. 시를 쓸 때 처음부터 명시를 쓰겠다고 욕심을 부리지 말고 조금 유치하지만 다작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나중엔 본인도 놀랄만한 명시가 나오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미 쓴 내용을 피하여 쓰다 보면 쓰면 쓸수록 표현력이 궁색해 지면서 조금씩 차원 높은 표현으로 진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7. 처음엔 여러 시인들의 시를 감상 하는 것으로 출발하면 됩니다. 인터넷에서 시를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댓글도 달게 되는데 댓글도 잘만 하면 시를 쓰는 필력이 좋아지게 됩니다. 댓글을 달 때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고 싶어도 어떻게 달아야 하는지 표현력이 없어서 못 달겠다고 말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시를 쓴 시인의 의도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못 달겠다고 말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화가의 그림을 감상 하는데 어떤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느끼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시도 본인이 시를 보고 느낀 점이 정답이지 반드시 시인의 동기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8. 시를 보고 느낀 점을 표현하되 시적인 표현으로 댓글을 달아보면 머지않아 시를 쓸 수 있겠다는 자기 확신이 오게 됩니다. 그 삶을 보면 시적인 감성도 뛰어나고 표현력도 있는데 스스로 나는 시를 쓸 수 없다고 자기 자신을 가두어 놓고 있기 때문에 시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세상에서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인으로 태어나는 자는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인격 속엔 시인이 될 감성과 소질이 다분히 존재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저의 이 글을 보고 용기를 내어 시를 쓰기 시작 하는 분이 있다면 저로서는 더 없는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글쓴이 : 겸향 이병한 /한울문학 월간지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기독교 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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